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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세바시]과학적 소양의 시대가 온다

by 오랑쥐 2021. 5. 16.

이승택 <이공계 진로콘서트> 저자,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의내용입니다.

 

과학적 소양의 시대가 온다

 

최근 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요. 자유학기가 도입되면서, 중학교 시험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학생의 선택권을 높이는 쪽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학생을 가르치는 3가지 관점이 있는데요. 관리적 접근, 촉진적 접근, 자유교육적 접근이 있어요. 과거에는 지식 중심 교육이 강조되면서, 관리적 접근으로 학생을 바라보았다면, 점점 학생의 상호작용, 공동체로써의 역할 등이 강조되고, 교사는 촉진하는 입장을 강조하게 되었죠. 그런데 이제는 자유교육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어요. 학생의 내적 동기를 끌어내고, 즐거움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공간 혁신, 창의융합형 과학실>

 

이런 교육 변화에 발맞추어, 교육부는 공간혁신 사업을 통해 학교의 시설을 혁신하고 있는데요. 심미적으로도 만족스러운 학교를 만들고, 공간을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과학실의 경우에도 교육부와 과학창의재단이, 창의융합형 과학실 구축 사업(공간 혀신)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기존의 과학실과는 다르게,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사진 속의 모습을 보면, 과학실은 강의 듣고, 실험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강의, 실험, 토의, 토론, 발명, 창작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어요.

저희학교는 과학실을 한층 업그레이드하여 보다 융합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있는데요. 3D프린터, 레이저 조각기 등을 도입하여 과학실험을 넘어서, 공학, 기술적인 창작, 발명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사진 속 모습은 저희 학교의 모습인데요. 양쪽에 교실이 있고, 중간에 공동 실험 및 창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어요.

 

<과학적 소양>

이제 좀 다른 이야기를 할 건데요, 최근 과학 교육은 ‘과학적 소양’을 키우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과학이 그동안 실생활과 동떨어진 것, 너무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생활 속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과학을 개념, 원리, 법칙 등 지식을 넘어서, 실생활에서 발휘될 수 있는 능력으로 보려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교육부와 과학창의재단도 국민을 위한 과학,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는데 높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국민 다수가 과학적 소양을 갖춘다면, 보다 사회는 합리적이고, 미래 지향적, 건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과학적 소양(Scientific literacy)'이란 " 민주시민으로서 사회활동에 참여하여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과학적 개념과 과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요. 단순히 개념과 지식을 잘 익힌다고 이런 소양이 잘 발휘될 수 있을까요? 교과서로 배우는 지식은 생활과 괴리되어 있거나, 생활과 잘 연결지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답니다. 과학적 소양을 잘 갖춘다면, 신문이나 잡지에 등장하는 과학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보다 윤택한 결정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마스크를 쓰면서, 누구든 과학적으로 잘 쓰는 방법을 고민해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코나 입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막으려면, 마스크가 얼굴에 잘 밀착할 필요가 있겠죠. 하지만, 입으로 말려들어가지 않아야 하구요. 공기의 흐름을 감안한다면, 마스크 주름의 방향도 고려해야할테구요. 가장 마스크를 잘 쓰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여 행동으로 옮겼다면 과학적 소양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교사 모임 이야기>

최근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학교 수업도 강의식, 온라인 전달식 수업 방식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어요. 제가 함께하는 교사학습공동체에서는 과연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것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실험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8명의 선생님이 뭉쳤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분들인데요. 저희는 다양한 과학 실험을 발굴하고 대중에게 소개하는 일을 시작했어요.

 

과학은 매우 어려운 것, 무언가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과학을 학교에서 교과서로만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학 실험은 전통적인 도구인 비커, 소포이트, 알코올램프, 메스실린더 등 이런 것들을 사용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은 편견인데요. 과학을 실험실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깨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과학에 친근하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의 재료, 재활용품 등 구하기 쉬운 재료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가족단위 캠핑을 가거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요. 이런 가족을 위한 실험을 모아봤습니다.

 

그 첫 번째 시도로

날리기로 설명할 수 있는 20개의 실험을 발굴하여, 함께 모여 실험하고, 학습자료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실험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것들인데요. 아주 쉬운 종이비행기 만들기부터, 탄성력을 이용한 막대폭탄, 화학반응으로 풍선 날리기 등 다양한 실험을 발굴했습니다.

 

사진 속의 모습과 같습니다. 실험 제목, 간단한 설명, 걸리는 시간, 난이도, 주의사항 등을 표시했구요. 만드는 과정을 사진 순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끝 부분에는 이 과학 실험과 관련된 원리, 생활 속 과학 지식을 잘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는 과학을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만들고, 그것을 시민사회에 잘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기반이 탄탄하게 자리잡았을 때, 비로소 과학교육도 더 시너지를 낼 수 있겠죠. 우리 교사 입장에서도 교육을 잘 아는 전문가로써, 이런 다양한 실험을 발굴하고 책을 내는 작업은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 한 권으로는 미약하겠으나, 앞으로 새로운 컨텐츠가 쌓여가다 보면, 이것들을 체험한 학생들이 많아지께 되고, 과학문화의 한 부분을 키워가는 일이 되었겠죠. 어릴 적부터 자연을 관찰하고, 다양한 사물을 조작해 보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의 토양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이런 무수한 과학적 경험이 쌓여, 과학적 사고가 자동화되고, 자연스럽게 관심의 폭과 깊이가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실과 유리되지 않은, 현실을 자동적으로 과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소양이 쌓여간다고 생각해요. 그게 바로 과학적 소양이 되는 것이죠.

 

수년 전 갑작스럽게 인문학 열품이 불었던 적이 있었죠. 인문학 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 소양을 갖추어야한다고 말했죠. 지금은 과학적 소양이 점점 부상하고 있어요. 과학전문 유튜브 채녈도 구독자수 10만이 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으며, 코로나19가 우리로 하여금 과학적 사고를 더 하도록 만든 것도 역할을 했겠죠.

 

마지막으로 과학적 소양은 삶과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과학기술자들의 것만은 아니죠. 우리 모두가 과학적 소양을 갖출 때, 과학에서 추구하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공동체 내에 자리잡을 때, 비로소 더 나은 민주사회가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요. 그러면 이제 우리 모두 함께 과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