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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과학실/과학기술 진로 이야기

3-9.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능력을 키워라

by 오랑쥐 2021. 5. 9.

Part.3 이공계 인재가 되는 법

  3-9.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능력을 키워라

 

최근 미국 MIT 대학에서 시작된 신생기업인 '리퀴글라이드(LiquiGlide)'는 점성이 있는 물질이 달라붙지 않는 표면 코팅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로 개발된 물질을 꿀 통이나 케첩 통 내부에 바르면, 꿀이나 케첩이 용기에 묻지 않게 되며, 모두 밖으로 흘러나오게 됩니다.

 

오른쪽 : 리퀴글라이드를 내부에 도포한 통

 

만약 실제 일상생활에 적용된다면 매년 용기에 남은 채 버려지는 자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적용 가능한 범위는 매우 넓습니다. 꿀, 케첩을 비롯한 각종 식료품 용기, 페인트 통과 같은 화학물질 용기, 화학물질 운반하는데 사용되는 배관 내부 등 액체 상태의 물질이 닿는 모든 부분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엄청난 자원 절약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꿀이나 케첩이 모두 나오지 않아, 병을 흔들어 보았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리퀴글라이드는 이런 문제를 가장 혁신적이면서 최초로 해결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다양한 문제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꿀병에 꿀이 남아서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사실 그것이 큰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우리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익숙합니다. 학교의 수업은 가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항상 제공받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서만 학습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길들여져 있지만, 문제를 발견하는 것에는 민감하지 못합니다. 꿀이나 케첩이 잘 흘러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도, 그것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잘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세상의 문제를 민감하게 발견하고 인식하는 능력은 모두가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지금 학교 교육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 문제를 발견하는 데는 소홀합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문제들을 정의하고 그것을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민감함은 무뎌지고, 문제를 발견하는 일은 줄어들게 됩니다.

 

취업을 하고난 후에 남들보다 창의적으로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어진 문제는 매우 잘 해결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속한 팀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며, 창조적으로 이끌게 됩니다.

 

공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문제들 속에서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을 잘 발견하는 것은 공학의 시작이 됩니다. 리퀴글라이드의 사례에서 꿀이 통에서 빠져나오지 않는다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이 표면의 특성을 변화시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재정의함으로써 해결가능한 문제로 바뀝니다. 주어진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가능한 문제로 바꾸는 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 해결력에 문제 발견력을 더하는 노력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과학기술 인재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뒤에서 안내하게 될 발명에 관한 글이 더 도움이 될 겁니다. 학생 수준에서 문제 발견능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발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