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4 이공계 인재의 의무와 비전
4-1. 이공계의 책임과 윤리의식
인류 역사의 긴 여정에서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학문인 것처럼 생각되어 왔습니다. 자연과 사물을 대상으로 고유 불변한 원리와 법칙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것은 영원 불변한 것이어야 했습니다. 과거 인간이 지구가 회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때, 인간은 태양을 포함한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주장을 천동설이라고 합니다. 그런 지구 중심의 세계관은 수천 년 동안 인간을 잘못된 고정관념 속에 갖혀 지내도록 만들었습니다. 코페루니코스, 갈릴레이 등에 의해 지동설이 자리잡기까지 수 천년이 걸렸습니다.
과학은 항상 영원 불변한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과학은 그 시대 사람들에 의해 합의된 가장 적합한 설명입니다. 따라서 시대가 바뀌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과학의 이론은 새로운 발견을 계기로 발전해 나갑니다. 아인슈타인은 뉴턴 이론과 다른 상대성 이론으로 새롭게 발표했습니다. 상대성 이론은 뉴턴 법칙의 오류를 바로 잡았으며, 우주에서도 통하는 광범위한 이론이 되었습니다. 만약 뉴턴의 이론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우주 탐사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과학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사회의 요구에 의해 새로운 과학 지식이 탄생하기도 하였으며, 과학이 사회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과학은 사회, 경제, 문화 등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발전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오차를 줄여주어, 인공위성의 발사를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그 인공 위성은 전 세계를 통신망으로 연결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위성 방송, 휴대 전화, 국가공간정보통합체계(GIS), 글로벌위치결정시스템(GPS), 네비게이션 등이 탄생하였으며, 우리 사회를 더욱 윤택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탄소 저감장치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태양 전지, 풍력발전, 전기 자동차 등을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장치들을 발명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수명 연장을 이룩하기 위해 각종 건강 식품과 신약을 개발하고, 인공 장기와 수술 로봇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개발된다면, 인간의 평균 수명은 100세를 훨씬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과학과 사회는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과학은 가치와 윤리에 대한 문제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과거 맨하탄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핵무기의 목적은 인류 사회 구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핵무기는 전세계 군비 경쟁의 전유물이 되었으며, 도리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생물의 복제와 유전자 조작은 생명 경시 풍조를 불러올 수 있으며, 인공 지능의 발달은 인간과 대적할 위험한 무기를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드론을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드론을 전쟁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은 사회에 또 다른 위협을 낳고 있습니다.
새로운 과학기술은 항상 그것이 앞으로 가져올 파급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연구 시작 단계부터 가치 및 윤리 문제와 연결하여 충분한 고려해야 합니다. 산업적 성장 가능성과 경제 발전의 논리로만 생각해서는 훌륭한 과학을 만들 수 없으며, 자칫 인류의 존재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유전공학 분야를 연구하던 어떤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실적과 결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남의 연구 결과를 조작하고 도용하는 행위는 잘못된 인성교육에 대한 큰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왓슨의 인종차별적 발언, 서울대 교수의 연구비 횡령 등 우리 주변에는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을 갖지 못해서 일어난 일들이 많습니다.
'법을 어기는 것이 없게 하라'라는 김동수(듀폰 아시아-태평양) 회장의 말은 큰 가르침을 줍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때, 그 사업이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면, 아무리 돈이 되더라고 실행하지 않는 것이 김동수 회장의 철학이라고 합니다. 바람직한 가치 판단을 토대로, 새로운 연구를 하고 기업을 경영할 때 비로소 인류 사회는 보다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높은 도덕성에는 용기와 민감성이 필요합니다. '남도 다 하는데...'라는 사고에 숨어 있는 오류를 발견할 수 있는 민감성을 가져야 합니다. 또 그것을 거부하고 올바른 주장을 관찰시킬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가치 판단과 바람직한 사고를 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에는 더욱 심각한 환경 파괴와 인간성의 훼손 등 더 큰 문제들을 만나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뛰어난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만들고 연구하는 것이 인류와 지구의 번영을 위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를 늘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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