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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한 이야기/학교동아리활동 이야기

1-6. 창조적 지성집단 '라퓨타' 동아리

by 오랑쥐 2021. 5. 15.

Part.1 동아리 활동 성공사례

  1-6. 창조적 지성집단 '라퓨타' 동아리 

 

대전지역에는 ‘라퓨타’라는 동아리가 있다. 현재, 초, 중, 고 학생부터 대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 출발점에는 충남대 교수로 있는 오기영 선생님이 있었다. 오기영 선생님은 대전 대신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싸이빌’이라는 동아리를 운영하였는데, 과학과 발명 분야를 비롯하여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워낙 대회마다 상을 휩쓸어 가는 탓에 매우 유명했다. 오기영 선생님은 지금도 강의를 매우 잘하는 강사로 유명한데, 인터넷 검색을 하면 자세히 엿볼 수 있다.

 

오기영 선생님은 어느 날 다른 학교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함께 성장할 지성집단을 구상하게 되었다. 수년에 걸쳐 다양한 학교와 선생님들을 참여시켰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하여 대학 발명동아리, 일반인까지 확대하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라퓨타’ 동아리다. 처음에는 발명동아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 자체를 즐기고, 혁신, 경영, 창업 등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는 원동력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한 번은 ‘라퓨타’ 동아리 활동을 하는 분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총 3명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을 통해 ‘라퓨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구성원들에게만 공개되어 있다 보니, 참여하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그들을 통해 엿볼 수밖에 없었다.

 

내가 만난 사람은 석재준(MOTO 대표), 강용석(MOTO 개발이사), 김기인(숭실대 산업정보시스템 공학과 학생)이었다. 모두 ‘라퓨타’ 동아리 회원이며, 이들의 공통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첫째, 배움에 열려있으며, 겸손했다. 배움을 즐기는 사람은 언제 만나도 늘 겸손하다. 항상 웃는 인상에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모두가 하나 같이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책을 통한 간접 경험도 좋지만, 몸으로 부딪히며 할 수 있는 직접 경험이 훨씬 좋다고 말한다. 동아리 활동도 한 예라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모두들 동아리 활동을 해오던 터라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강용석 이사는 무엇인가 내 스스로 계획한 것을 만들고 성취하는 경험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현재 발명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개발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의뢰받아, ‘미래를 보는 안경’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3명 모두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나를 귀 기울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둘째,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석재준 대표는 셀 수 없이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자동차 세일러, LG그룹(편의점 계열) 신입사원, 편의점 점원, 제약 영업, 방문 판매, 카드 영업, 레스토랑 지배인, 요리사, 술집 서빙매니저, 심지어는 황소개구리를 잡는 알바까지 했다고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람을 상대하는 법을 배우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전적이 되었다. 강용석 이사도 마찬가지로 26가지의 알바를 했고, 20번 이상의 이사를 다녔다고 한다. 심지어는 중국에서도 일을 했을 정도다. 젊은 나이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했고,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지금은 두 사람이 함께 창업하여,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창업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발명특허 교육을 하고 있다. 김기인 학생도 마찬가지로 여름방학을 활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며, 단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셋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석재준 대표는 글을 잘 썼기 때문에 중학교 시절부터 각종 문예대회에서 좋은 상을 받았다. 그래서, 자신은 국문과에 진학하는 게 당연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명을 접하는 순간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오기영 선생님을 만나서, 발명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과정에서 받은 영감과 희열은 그를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석 대표는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금은 친구인 강용석 이사와 함께 창업하여 성장하고 있다. 김기인 학생도 고교 시절, 자신의 아이디어로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 출품하여 은상을 수상하는 등 10여건의 수상실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까짓 것! 나도 할 수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을 두고 이렇게 말하곤 한다. 물론,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는 게 시간이 흐르면, 더 이상 창의적인 게 아닌 것이 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쯤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실천했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말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00명이라면,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은 단 1명뿐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간다. 돈이 필요하면 마련하고, 지식이 부족하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시도조차 못한 사람은 성공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꼭 새겨봐야 할 일이다.

 

세 사람의 공통점을 정리해 보면, 배움에 늘 열려있고,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으며,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가장 큰 공통점은 동아리 활동을 오랫 동안 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들여다 볼 때, ‘라퓨타’의 성격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수년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구성원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나는 구성원들을 보면 그 동아리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오기영 선생님의 강의를 5번 정도 들어봤지만, 그 분은 늘 새롭고, 창의적이었고, 통찰력이 있었다. 늘 고정관념을 깨려고 시도하고, 창조적이며, 도전에 열정적이었다. 그 제자들이 모두 오기영 선생님을 닮아 있었다.

 

 

‘라퓨타’는 함께 지식을 나누고,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창조적인 도전을 하는 지성집단이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는데, 역시 제자들은 스승을 닮는 법인가 보다. 그리고 동아리를 통해 함께 어울리다 보면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다. 이렇게 훌륭한 스승이 있는 동아리는 이토록 훌륭한 사람들을 키워내는 법이다. 앞으로 ‘라퓨타’가 더욱 발전하여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2013년에 작성된 자료임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