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다가올 미래사회를 읽어라
2-2. 먼저 넓고 얕은 지식을 쌓아라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한빛비즈)>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좁고 깊은 지식이 아니라 넓고 얕은 지식이라니, 좀 재미있는 제목이지요?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지식은 곧 권력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지식은 특정 계층만의 소유물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법률 분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법률 상식이 부족한 일반인은 높은 비용을 감당하고도 매번 변호사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누구든지 쉽게 전문 영역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변호사가 가지는 지식인의 권위도 떨어지고 있는 거지요. '변호사 사용법'이라는 책을 읽어 보면, 최근 변호사끼리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법률 상식이 높아진 것이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탄생하면서, 지식이 내 손 안으로까지 들어왔습니다. 지식을 외우는 시절은 지났다고 할 수 있지요. 물론 외워야만 써먹는 지식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실용 지식은 그때 그때 찾아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외우게 되고 알게 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넓고 얕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도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외우지 않고도 많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떤 종류의 지식이 있으며, 그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 정도만 알고 있어도, 핵심 단어를 떠올릴 수 있고, 그것을 토대로 쉽게 검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로 스마트폰이 진화한다면 더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겁니다. 생각하기만 해도 정보가 내 앞에 자동으로 검색될 수 있고, 사람의 행동 패턴이나 검색 패턴을 분석해서 알맞은 정보를 그냥 제공받을 수도 있게 될 겁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외우기 중심 교육'의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는 겁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기업의 변화 속도에 비하면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혁신학교'들이 늘어나고 수업 방법과 공부 방법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있습니다. 지식은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퍼지고 있으며, 이런 생각의 변화는 지식과 학습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지식'보다는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이 변하고 있습니다.
결코 깊은 수준의 지식을 갖지 말자는 주장은 아닙니다. 깊은 수준의 지식은 반드시 필요하며, 한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하는 것은 미래 직업인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얕고 넓은 지식'을 쌓으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청소년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 볼 수 있는 세계관 또한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자유학기제도 다양한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진로 탐색을 함에 있어서, 처음에는 얕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깊은 경험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초등학생 시기에는 다양한 경험에 초점을 두고,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갈 수록 한 가지 분야를 정해서 지속적으로 접해야 합니다. 진로는 평생을 두고 여러 차례 변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빨리 찾아서 결정하면 좋겠지만, 직업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에 열려 있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초등학생 시기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모든 학습과 경험의 기초가 되는 부모와 함께 독서 습관을 잡아햐 합니다. 독서습관이 바로잡힌 아이는 고등학생 이후에 큰 경쟁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직접 경험도 좋지만,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사람과 사상을 배우게 되는 책을 자주 접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학교부터는 선생님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부모 말을 잘 안 듣게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모두 진로에 전문가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진로 지도에 열정 높은 이상적인 선생님을 만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필자와 같은 경우는 아주 특별한 경우입니다. 필자도 꾸준히 공부하고 독서를 하다보니 지금의 수준에 와 있게 된 거니까요. 그러니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해서 경험을 늘려가야 합니다. 초등학생 때와는 달리 동아리, 봉사, 스포츠 등의 활동에도 열정을 쏟을 수 있어야 하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에 문과냐, 이과냐를 선택하게 되죠? 아쉬운 일이지만, 그때 학교에서는 충분한 안내 자료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냥 수학, 과학을 좋아하면 이과, 국어, 영어 등을 잘 하면 문과, 이런 식입니다. 문, 이과 균형도 맞춰야 하니까 개개인의 신중한 선택을 고려하기에는 학교 시스템에 한계가 많습니다. 그러니 부모와 학생이 그 전에 중심을 잡고 결정해 놓아야 합니다.
단순히 수학, 과학을 좋아한다고 이과를 선택할 게 아니라, 과연 직업을 가진다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내가 과연 그 일에 잘 맞을 것인지, 힘들어도 오래할 수 있는지 등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앞으로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공부해야할 과목을 골라야하는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인문 쪽에 비중을 더 둘 것인지, 수학, 과학에 더 비중을 둘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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