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왜 지금은 이공계의 시대인가
1-7. 여자도 이공계를 선택해도 될까요?
뉴턴, 아인슈타인, 다윈, 보일, 샤를, 맥스웰, 페러데이, 보어, 슈뢰딩거, 파인만......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자들은 왜 모두 남자들일까요?
영국의 한 노벨상 수상자는 여성 과학자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대학의 교수직에서 물러난 일이 있었습니다. 남성 중심의 과학계는 그동안 여성에게는 관대하지 않았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 중에 여성은 소수이며, 그마저도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과학자는 퀴리 부인 1명 뿐입니다. 여러분은 퀴리 부인 말고, 떠오르는 여성 과학자가 있나요? 전 세계의 과학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7%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더욱 심해서 여성 과학자의 비율이 17%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성 과학자가 적다는 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과학을 잘 못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리는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자주 접하곤 합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수리능력이 좋다는 말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 말은 일부분 타당해 보입니다. 남자 고등학생의 경우 문과보다 이과를 선택한 학생이 많으며, 여자 고등학생의 경우 반대로 문과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남녀평등이 강한 나라일수록 여성의 수학 성적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이공계 분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나라일수록 여성의 수학 성적이 더 높다진다고 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수리능력이 더 좋다는 생각은 우리 사회가 가진 남녀 성불평등 문제에서 시작된 고정관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여성들이 평등한 조건에서 사회 진출을 할 수 있었다면, 과학계의 성 불평등은 처음부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모르는 사이에 부모로부터 성 역할을 강요받아 왔습니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라는 말 속에 성별에 따라 가져야할 고정관념을 모르는 사이에 학습하게 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여자답게'라는 말에는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순종'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성 불평등은 여성으로 하여금 과학계로 진출하는 '유리천장'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성 중심의 과학계는 뛰어난 여성의 도전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고, 여성의 도전은 유리천장에 부딪혀 좌절하기 쉬웠습니다.
과거 '마리 퀴리(퀴리 부인)'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될 수 없었고, 대학 교수직도 쉽게 얻지 못했습니다. 또한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내는데 크게 기여한 '로잘린드 프랭클린'도 여자라는 이유로, 왓슨과 크릭에게 심한 무시를 당해야 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그동안 여성의 과학계 진출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김빛내리' 교수와 같은 여성 과학자가 최근의 노벨 과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수많은 여성 과학기술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장관과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화학자 '김명자' 의원은 남여를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딸이라고 차별하지 않고, 늘 함께 독서를 하고 좋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녀의 아버지는 '김명자' 의원이 화학자가 되는데 용기를 주었습니다.
요즈음 과학기술계의 거의 모든 연구들이 협업을 기반으로 합니다. 뉴턴과 같은 천재가 지금 세상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연구를 할 수 없습니다. 협업과 융합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분위기는 과학계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여성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여성은 높은 감수성과 섬세함으로 남성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해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협력의 시대에서는 같음보다는 다름이 중요하고, 다양성이 중시되기 때문에 여성의 이공계 진출은 더욱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화학자이자 환경부 장관이었던 김명자 의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문과 소질을 가졌으면서도 과학 분야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것이 나의 커리어에서 플러스 요인이 컸다고 믿는다. 사회현상을 보고 풀어가는 데 있어서 그 방법론과 지식이 강점으로 작용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장관 업무를 수행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되었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학제적 접근 또한 나름대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경험에 비추어 한마디 하자면, 우리 교육체계에서 일찌감치 문과, 이과를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일반 교육행정에서 과학 분야가 본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 中 p.27]
최근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애고 통합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학문이라는 것을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으며, 본래 철학과 인문학을 빼 놓고, 과학기술을 논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그동안 너무 이분법으로 나누려고 했습니다.
다가오는 융합의 시대에는 다양성을 지닌 과학자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여성이 그들만의 특성을 살려서 과학기술계에 진출해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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