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왜 지금은 이공계의 시대인가
1-1. 이공계 기피현상과 문돌이의 눈물
왜 '문돌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걸까요? 문과의 위기??
최근 신문을 통해 '文돌이의 눈물'이라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문돌이가 뭐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호기심이 생겨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문돌이'는 인문계열 학과 출신자들을 말하는 단어였습니다. 과거 공과대학을 다니는 대학생을 '공돌이'라고 불렀던 것과 비슷한 표현방식인데요. 왜 '문돌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걸까요?
* 관련기사 - 문돌이의 눈물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03904
2002년 서울대 이공계열 학과 미달사태
2002년에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이공계열(과학 또는 공학 계열) 학과의 미달 사태가 있었지요. 물론 서울대에 원서를 넣기 위해서는 높은 성적의 자격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조차도 이공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것을 기피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2002년 당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자연계열 응시자는 전체 수험생의 26.8%에 불과했습니다. 1998년 자연계열 응시자가 43%이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마저도 자연계열 응시자의 대다수가 과학, 공학보다는 의,치,약학계열 학과로 몰렸던 점을 감안하면, 2002년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최고였습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막을 내리고,
그런데, 지난 15년간 이어져왔던 이공계 기피현상은 이제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공계열 학과를 졸업한 학생이 취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면, 반대로 지금은 인문계열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돌이의 눈물'이라는 기사도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공계 인재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너무 심각해서 '재앙'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15년동안 지속됐던 '이공계 기피현상'의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83%가 원하는 인재를 구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또한 기업이 인재를 잘 키워 놔도 워낙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다른 기업이 빼앗아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잘 키워 놓으면 다른 회사에서 빼앗아가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래로,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3D프린터 등 혁신적인 기술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속도는 매우 빠르고, 그 영향력은 매우 혁신적인 것이어서, 앞으로 우리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과 발명품이 나오면 빨리 그 원리를 이해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은 모든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사물이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해서, 동작하는지 등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공계 전성시대의 서막이 시작되다
최근 기업들의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보면, 이공계열 출신자의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업은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능력이 좋은 인재를 원합니다. 인문적인 소양은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질 수 있지만, 과학기술 소양은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쉽게 만들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문학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공계 공부법의 특징
사실 저도 과학과 공학을 공부해왔지만, 짧은 시간에 공부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대학 생활 동안 집중적으로 관련 과목들을 배우고 노력을 해야 완성되는 것이지요. 수많은 연습 문제를 풀고, 실습을 학고, 복습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되는 것이지요. 교양 수준으로 공부해서는 깊이 있게 이해하기 무척 어렵습니다. 또한 각종 실험 도구, 기계와 장치 등을 활용해서 배워야 더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이런 비용을 감당하면서 공부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겠죠? 물론 책이나 강의 같은 것들로 공부할 수도 있겠지만, 실험과 실습 활동이 전혀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반쪽 짜리 공부가 됩니다.
왜 지금 기업은 이공계열을 선호하는지?
한 대기업의 인사팀장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인사팀은 기업의 인재를 관리하고, 채용하는 일을 하는 기업 내 부서입니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 중 대다수는 이공계열 출신자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대부분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삼성, LG, 현대, 한화 등이 모두 이공계열 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기업의 몇몇 부서(인사, 총무, 마케팅, 영업, 홍보, 재무)를 제외하고는 인문계가 일할 곳이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요새는 '마케팅'이나 '영업' 부서도 신제품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이공계 출신으로 자리를 채우기도 합니다.
물론 은행, 증권, 보험 등의 몇몇 종류의 기업은 인문계 출신을 더 필요로 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대기업인 삼성, LG, SK, 현대, 한화, GS 등은 대부분 과학기술 분야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현재 이공계 인재가 취업할 수 있는 문은 인문계에 비해서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경영, 인문학 소양을 겸비한 이공계 인재라면 더 갈 곳이 많아지겠죠?
기업이 성장하고 이익이 늘어날 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창의성이 요구되는 작업을 많이 합니다. 그럴 때는 인문학 소양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고 인문계 출신자의 역할이 커집니다. 그런데 수익이 감소하거나 기업의 위기가 찾아오면 당장의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이공계 출신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지요.
요즘과 같이 성장률이 정체되고, 많은 기업이 혁신이냐, 실패냐의 기로에 서 있는 시점에서 이공계 인재가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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