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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과학실/과학기술 진로 이야기

1-6. 수학을 못하면 문과? 수학을 잘하면 이과?

by 오랑쥐 2021. 4. 29.

Part.1 왜 지금은 이공계의 시대인가

  1-6. 수학을 못하면 문과? 수학을 잘하면 이과?

 

1907년,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중력을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가설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지요. 그래서 새롭게 도입한 것이 '등가원리'인데, '중력과 가속도는 동일하다'라는 가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큰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그것을 수학으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낀 아인슈타인은 9년 동안이나 등가원리를 구체화하지 못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인슈타인은 친구인 수학자 '마르셀 그로스만'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그로스만, 자네가 나를 좀 도와주어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나는 미쳐버릴 것 같네."  부탁을 받은 그로스만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고, 아인슈타인은 드디어 일반상대성 이론을 공식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뛰어난 천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물리학자들에 비해 수학 실력은 부족했다고 합니다.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그의 상대성 이론은 뉴턴의 물리학을 뛰어넘는 업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수학 실력이 부족했다니, 세상에 완벽한 천재는 없는가봅니다.

 

이공계를 선택하려면, 꼭 수학을 잘해야 할까요? 물론 수학은 과학과 공학을 이해하는 도구 과목이므로, 수학을 잘하면 당연히 과학과 공학을 잘할 가능성이 높습니 특히 물리나 화학과 같은 과목은 원리나 법칙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수학의 논리와 법칙을 잘 이해하는 학생이라면, 물리나 화학도 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물리나 화학은 수학적인 계산을 포함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생물 분야는 다릅니다. 생물은 자연과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연구하며, 수학을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생물물리'와 같이 생물 속에 담긴 물리적 원리를 밝히는 영역에서는 일부 수학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나머지 영역에서는 대부분 수학을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내가 앞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어떤 것인지, 그 분야에서 수학적 능력을 얼마나 많이 요구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 우리가 '수포자'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죠? '수학을 포기한 자'를 줄여서 일컫는 말인데요. 이런 말들이 널리 유행하는 이유는 워낙 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안 풀리는 수학 문제 때문에 오랜 시간 골치가 아팠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잘 오르지 않는 수학 성적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을 가진 사람들 또한 거의 대부분일 겁니다. 수학을 배운다는 것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운 것이라고 하지요. 수학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집념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수학 성적은 이공계 적성을 판단하는 완벽한 지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공계열의 다양한 전공들 중에는 수학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분야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사례에서 다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도 뛰어난 상상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학 실력이 뛰어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친구를 둔 덕분에 자신의 상상을 이론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협력'의 시대입니다. 혼자서 연구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말입니다. 과학과 공학의 연구 분야가 더욱 첨단화되고, 학문간의 융합 정도가 심해지면서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연구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완벽해질 수 없습니다. 내가 부족한 것을 동료가 채워주고, 동료가 부족한 것을 내가 채워주게 됩니다. 내가 수학은 비록 부족할지라도, 남과 다른 탁월한 분야를 가지고 있다면 절대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학이 어렵고, 공부하기 힘들다고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다양한 방법과 시도를 통해 수학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문제를 접해서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보는 경험은 이공계 인재가 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싫다고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와 같습니다.

 

에디슨, 뉴턴, 아인슈타인 모두 어린 시절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했고 결국 과학기술계의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성적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실천해가면서 그때 그때 필요한 것을 바로바로 배워서 채웠습니다. 세상의 지식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동료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지요.

 

결국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