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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과학실/과학기술 진로 이야기

3-4. 독서의 중요성

by 오랑쥐 2021. 5. 5.

Part.3 이공계 인재가 되는 법

  3-4. 독서의 중요성

 

아인슈타인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할머니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인데요. 암기식, 주입식으로만 교육받은 아이들은 대체로 알고 있는 것을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설명하라고 하면 굳게 닫힌 입을 좀처럼 열지 못합니다.

 

내가 배운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죽은 지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지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온전히 내 지식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식을 스스로 구성해 보고, 쉽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방법이 표현하기에 도움이 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책은 요약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물론 교과서나 문제집 같은 책은 요약된 정보를 제공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책은 줄글로 쓰여진 교양도서만을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너무 요약된 정보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이 요약된 정보를 제공해 주며, 인터넷 검색을 통해 누군가 정리해 놓은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들만 자주 접하다 보면, 스스로 구성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발전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독서가 더더욱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교양도서들은 요약되어 있지 않고, 줄글을 제공합니다. 나름의 스토리와 논리를 가지고 구성되어 있으며, 책 전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독서하는 과정에서 그 체계와 논리는 드러나는데, 그런 책을 반복적으로 읽는 동안 우리 뇌는 모르는 사이에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조직화해 나가게 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접하는 공부를 넘어서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독서는 글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자극합니다.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지식을 내면화하는 질 높은 사고의 과정을 동반합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흥미진진함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한 독서는 숲을 보는 작업입니다. 요약된 정보는 나무에 해당합니다. 나무만 바라보는 학생은 나무의 모양은 잘 알지만, 숲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책을 본다는 것은 여러 나무들이 어떻게 군집을 이루고, 그것들이 모여 어떤 숲을 만들고 있는지를 알게 만듭니다. 파편이었던 지식은 책을 통해 논리적으로 연결됩니다. 책은 다양한 경험에 살을 붙이고, 경험에 스토리를 부여하고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을 만들어 줍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이 제공하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어떤 학생들은 이렇게 노출된 기사를 자주 접하기 때문에, 늘 글을 접하고 독서를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포털은 특성상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글을 메인 화면에 노출되기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가 제한적이고, 다른 사람들도 아는 대중적인 정보들 중심입니다. 포털의 기사를 통해 많은 것을 알아간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남들도 다 아는 대중적인 정보만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은 높은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그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외국어를 배우거나 독서를 한다면 더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중에 너무 많이 차지한다면 큰 문제가 있습니다.

 

정말 현명한 방법은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유명한 여성 심리학자 레타 홀링워스는, 창의적인 성취를 이룬 영재들이 어릴적부터 독서에 큰 흥미를 느낀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 풍부한 독서 경험은 영재들의 자기 충족적이고 확신적인 태도에 큰 영향을 주며, 높은 학습욕구,  호기심, 질문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독서는 높은 정신 활동을 동반하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독자적인 사고능력이 뛰어나며, 특히 자기 조절 능력이 잘 발달한다고 합니다.

 

저도 어른이 되고 난 후, 늘 부족한 독서가 아쉬운 점입니다. 만약 제가 초등학생 시절부터 많은 책을 읽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교사가 된 후 어느 순간 책에 대한 매력에 빠져서 지금은 열심히 독서를 하고 있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하루 중에 책 읽은 시간을 확보하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만약 학창 시절에 책을 많이 읽었다면, 지금의 후회가 덜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책을 읽어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일과 스트레스 때문에 잘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집중력이 좋고, 다른 잡념이 없던 학창 시절에 누군가 제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강제로 권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갖고 있습니다.

 

3년 전,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라는 문제가 심각하게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학동안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30여권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30권의 책이 하나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점은 독서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워렛 버핏 등 유명인들은 모두 그들의 성공 비결에 항상 책이 함께 했다고 말합니다.

 

빌 게이츠

책은 1만원이 조금 넘은 적은 돈으로 한 사람의 노하우와 인생을 통째로 살 수 있는 혁신적이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내가 공자를 만날 수 있는 이유는 공자가 후세 사람들을 위해 남겨 놓은 사색의 결과물인 책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비록 이 세상에 없지만, 그 사람의 책은 남아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 위대한 사람을 만나야 나도 위대한 생각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그냥 나를 만나주지 않겠죠.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많을 테고요. 그래서 우리는 한 사람의 위대한 지식을 1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만나는 엄청난 일을 감행해야 합니다.

 

책은 곧 사람이 산물입니다. 그 사람의 생각, 지식, 지혜, 통찰이 담겨있는 것이죠. 그래서 독서는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고 훌륭한 학습의 도구가 됩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수학, 과학, 기술 분야의 교양도서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과학에 대한 대중적인 소양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최근에는 이공계 분야 다양한 도서들이 자주 발간되고 있습니다. 이런 책들을 꾸준히 읽고 생각하는 것은 발전의 밑거름이 됩니다.

 

 

* 이공계 분야의 진로 독서 방법

 

  • 수학자, 과학자, 발명가, 기업인 등의 자서전을 많이 읽는다. 그러면,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닮아가게 된다.
  • 수학, 과학, 기술 관련 학습 도서를 읽는다. 학교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
  • 과학 분야 중에 한 가지를 정해 집중적으로 읽는다. 우주에 관심이 있다면, 관련 분야의 책을 모조리 찾아서 읽는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 과학동아, 뉴턴, 파퓰러 사이언스 등 잡지를 정기 구독한다. 이공계 분야의 새로운 정보와 트렌드를 접하게 되면, 미래의 직업세계를 엿볼 수 있다.
  • 도서관, 서점을 자주 간다. 어떤 새로운 책이 나왔는지 찾아보고, 망성이지 말고 구입하자. 관심이 생기는 순간 바로 찾아 읽어야 온전히 내 것이 된다.
  • 중학교 시기까지는 성적에 신경쓰기 보다는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고등학교에 진학에서 폭발적인 성적 향상을 경험하게 된다.
  • 만화로 된 책보다는 글로 된 책을 읽자.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상력이 커지고, 창의적인 사고가 자리잡게 된다. 글을 읽는 것은 수능시험을 잘 보게 한다. 문제와 지문을 빨리 읽을 수 있도록 해주며, 시험 시간을 혁신적으로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만화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그 이후에는 반드시 줄글이 있는 책으로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