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핵심 역량을 키워라

Part.3 이공계 인재가 되는 법

  3-6. 핵심 역량을 키워라

 

'근육 속에 들어가지 않은 지식은 루머다.'

 

파푸아 뉴기니의 속담인데요. 나름대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근육 속에 들어가지 않은 지식이 루머라면, 바람직한 지식은 근육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되겠지요. 근육은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것입니다. 매 순간 근육은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해주며, 생명 현상을 외부에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지요. 결국 근육이 있다는 것은 곧 생명 활동 자체를 의미합니다.

 

근육이 곧 생명 활동인 것처럼, 근육 속에 들어간 지식은 곧 지적 활동 자체를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지식은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 중에 내게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만이, 오직 내 것이 되는 것이지요. 결국 근육 속에 들어간 지식은 내게 필요한 지식이며, 내 지적 활동과 일체가 되는 지식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초, 중, 고, 대학을 거치면서 참 많은 지식을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 많은 지식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절대로 없을 겁니다. 지식은 학습 과정에서 목적과 필요에 맞게 조직화되고, 필요 있는 것만을 남기고 버려지게 됩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요. 뇌가 담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만큼, 인간은 지식의 상당수를 잊어버릴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지식을 남겨야 하고, 또 어떤 지식을 버려야 하는 것일까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공부법과 공부 태도가 과연 잘 맞는 것인지, 좋은 지식을 잘 남기고 있는지는 모두에게 큰 고민거리일 겁니다. 지식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어떤 방식으로 잘 조직화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요?

 

내신 성적과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잘 받으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고, 또 명문 대학을 입학하면 성공은 보장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방법은 많은 선배들이 성공했던 방식이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상에서 통하는 방법을 아닙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많은 지식을 남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저장하는 능력은 점점 중요성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지식을 기억하는 능력은 컴퓨터가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쉽게 찾아질 수 있기 떄문입니다. 앞으로 미래 새회는 다양한 지식과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개개인의 창의성이 기업의 가치를 넘어서는 사회가 된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관점에서 역량을 키워가야 할까요?

 

미래 사회는 지식과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 변화의 속도 또한 매우 빨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지식을 머리 속에 담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 되었었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지식 중에서 중요하고 필요한 것을 취사선택하여 활용하는 일이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근육 속에 담긴 지식'이라는 것도 결국 개개인이 선택하여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핵심적인 지식을 말합니다. 이런 변화에 맞추어 최근 교육에도 '핵심 역량'이라는 개념이 출현했습니다. 최근에 새롭게 개편되는 교육과정은 이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재구조화될 전망입니다. 이미 미국, 영국, 캐나다, 핀란드, 홍콩 등을 중심으로 이런 변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앨버타 주의 새로운 교육과정에는 핵심역량 중심의 개선 방향이 잘 반영되어 있는데요. 학생 중심, 역량 중심, 학교 자율적 교육과정, 디지털 매체의 적극 활용, 프로젝트 기반 학습, 자기 주도학습, 문제해결 학습 등의 방향으로 개선중입니다. 새 교육과정은 학생의 자기 관리 능력,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 능력, 의사소통능력, 시민의식, 국제사회문화 이해능력, 대인관계능력, 창의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처리 및 활용능력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학생 개인에 맞는 맞춤교육, 교사 주도가 아닌 학생 중심의 학습, 학습자들이 학습하는 방식을 지원하는 수업, 참여와 탐구에 기반한 학습 등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학습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핵심역량'이란 지식과 정보의 단순 축적을 넘어서서 획득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적용하며,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발견하고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2010년 OECD(세계경제개발협력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에는 미래 사회의 핵심역량을 3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각각을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번째, 지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입니다. 여기서 지적인 도구란 지식을 재구성하고 창조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것을 모두 지칭합니다. 디지털 매체, 언어(영어, 중국어 등), 책, 실험 도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매체를 잘 다룬다면, 정보를 쉽게 잘 찾을 수 있으며, 필요한 정보를 잘 축적하여 관리할 수 있습니다. SNS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언어를 잘 다룬다면, 보다 더 많은 세계인과 교류할 수 있으며, 책을 잘 읽는다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창조할 수 있게 됩니다. 각종 실험, 실습도구를 잘 사용한다면, 다양한 신경과 뇌가 발달하게 됩니다.

 

두번째,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능력입니다. IT와 교통의 발달로 세계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매우 가까워졌으며, 경제를 중심으로 세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종교적, 인종적으로 전혀 다른 사람과 만나서 잘 소통할 수 있다면 훌륭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세계화 시대에 더욱 주목받는 인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어와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세계인의 50%를 넘기 때문에, 언어라는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 의사소통 능력은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자기주도적 능력입니다. 스스로 삶의 꿈, 목표, 사명을 세울 수 있다면, 자신의 삶을 리드해나갈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배울 것이 있습니다.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고급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평생학습 사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의 세상이라고 할수 있지요. 만약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공부와 도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궁무진한 성장의 기회가 존재합니다. 성적만을 잘 받기 위한 공부는 금방 한계를 보이게 됩니다. 성적을 넘어서서 큰 꿈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실천하며,스스로 성취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나라의 대학 입시 중심 교육 환경은 미래 사회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인생을 멀리 내다보고, 꿈과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핵심 역량을 키워가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성적과 평가 결과에만 집착하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좋은 대학의 진학을 위해 오로지 효율적이고 편리한 공부 방법만을 택하고 있습니다. 참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 교육도 분명히 과도기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을 혁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10년 후가 되면 새로운 교육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과도기에 있는 우리들은 문제의 본질을 바로보고 멀리 보는 교육을 해야 합닏다. 과도기의 혼란스러운 정책 때문에 지금의 학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어떤 미래가 다가오고 있으며, 어떤 교육 방식이 결국 바람직한 교육인지 분명히 들여다 봐야 합니다. 당장 급한 불만 끄면 된다는 식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임시 방편으로 일관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당장 닥친 시험 성적은 잘 받겠지만, 핵심 역량을 잘 키우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성공을 누려야할 40~50대에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 멀리 보는 교육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생각을 전환해야 합니다.

 

미래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빠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과학, 기술이 탄생하고 있으며, 그것을 빨리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쉽게 도태되고 맙니다. 이공계 인재가 되고자 한다면, 항상 새로운 것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며, 늘 공부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늘려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