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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과학실/과학기술 진로 이야기

4-3. 기업가정신을 길러라

by 오랑쥐 2021. 5. 9.

Part.4 이공계 인재의 의무와 비전

  4-3. 기업가정신을 길러라

 

2014년 9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Alibaba)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주식을 상장하는 첫 날, 주식 가격이 급등해 시가 총액에서 페이스북을 따돌리고 구글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 50) 회장은 지난 ‘15년 동안 지나 온 길에는 참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창업 과정을 회고하면서, ‘우리가 가져갈 것은 돈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신뢰, 부담,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윈의 성공 신화는 수많은 젊은이와 예비창업자에게 도전과 혁신의 정신을 불어넣었으며, 그가 말한 ‘신뢰, 부담, 책임’이라는 단어는 우리로 하여금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마윈 회장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1974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어, 1983년이 되어서야 64K D램이라는 그럴 듯한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도 1967년 자동차 조립 사업을 처음 시작하여 꼬박 9년만인 1976년에 국산 완성차 ‘포니’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병철, 정주영 창업주의 도전 정신이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병철 회장

 

마윈, 이병철, 정주영이 보여준 집념, 끈기, 노력, 도전정신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국가와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이토록 기업가들이 도전하는 배경에는 그들이 가진 정신이 있는데, 이것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합니다.

 

정주영 회장

 

기업가정신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합니다. 우선 기업가로서 가져야 할 자질과 역량을 말하는 것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 환경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사업을 구상하여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며, 자원을 효과적으로 조합하고 배분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의지나 행위를 기업가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기업가정신이란 : 기업가로서 가져야 할 자질과 역량, 기업을 경영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 시장 환경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사업을 하는데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것,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의지나 행위 등

 

2015년 8월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의 기업가정신 실상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글로벌 기업가 정신지수(GEI : Global Entrepreneurship Index) 평가 결과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22위로 매우 낮았습니다. 대만(8위), 싱가포르(10위)보다도 뒤쳐진 수치였습니다. 또한 OECD 회원국 중 일본과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우리보다 소득이 높은 국가들이 기업가정신 지수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포착하는 능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았으며, 지나친 경쟁과 규제로 인해 새로운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를 동시에 이룩하고 빠른 발전과 성장을 했으나 그 과정에서 효율성과 속도를 지나치게 강조해왔습니다. 그 결과 심한 경쟁이 유발되었으며, 경제적 불평등은 점점 심화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의 교육도 마찬가지로 경쟁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정답을 중요하게 여기고, 남보다 빨리, 남보다 뛰어나게 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해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사회는 큰 변혁을 맞이하게 됩니다.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들은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은 반드시 혁신을 해야만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미국 경제 주간지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40%가 지난 10년간 교체됐다는 사실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아마도 미래의 변화는 지난 10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플, 아마존, 구글, 테슬라와 같은 젊은 기업이 탄생하고, 그 기업들은 새로운 혁신을 낳고 있습니다. 기존 산업을 지켜오던 기업들은 새로운 기업들에게 안방을 내어줄 운명에 처했습니다.

 

이런 미래 사회에 인재는 지금의 교육으로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남들보다 잘 외우고, 잘 기억하면 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잘 이끌어 낼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를 통섭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이런 변화가 기업가 정신을 겸비한 인재가 필요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개인이 가진 창의성, 혁신성, 도전정신, 노력 등 총체적인 능력이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3년 8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의인재 육성 방안」을 수립했습니다. 이 방안을 보면, 미래사회의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의 인재상은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자기 끼를 발견하고 꿈을 키우는 미래 인재

둘째,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융합 인재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인재

넷째, 소통능력을 가지고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글로벌 인재

다섯째,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하는 평생학습 인재

 

이런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6가지 실천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확대,

둘째, 통섭적 강화를 위한 융합교육의 활성화,

셋째, 창업친화형 교육·연구 생태계 조성,

넷째, 글로벌 창의·도전 역량 제고,

다섯째, 끊임없이 도전하는 평생학습 기반 마련,

여섯째, 창의성을 장려하고 존중하는 열린 문화 조성이다.

 

이런 정부의 전략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들의 신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사업비 지원을 대폭 늘렸습니다. 2009년 정부는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성장동력 17대 분야를 발표했으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는 창업지원단, 창업보육센터와 같은 창업 관련 지원 기관을 설치하였으며, 청년 창업 펀드를 조성하여 젊은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무한상상실 운영, 메이커 운동의 전개,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의 전공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게 된다면, 얼마든지 창업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가진 아이디어를 문서로 구체화하여 국가로부터 창업자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금을 이용하여 시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직원을 고용하고,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회사를 경영할 수 있습니다. 창업자는 많은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좋다고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항상 좋은 동료를 만나야 하고, 그 사람들과 소통하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며, 슬기롭게 이겨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끈기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합니다.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축적하고, 실패를 딛고 일어나 성공 경험을 늘려가며, 그것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켜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기업가 정신도 함께 자라나게 되며, 미래 사회를 현명하게 준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