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왜 동아리활동인가?
3-2.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
“00아 네 꿈은 뭐니?”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은 앞으로 무엇을 하라고 하시니?”
“공무원이 좋다고 공무원이 되래요.”
10명의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9명의 아이들은 “잘 모르겠어요.”하며, 같은 대답을 한다. 왜 항상 아이들은 꿈이라는 질문에 머뭇거릴까? 내가 만난 중·고등학생 대부분이 꿈이 없거나 막연한 꿈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한 학급에서 3~5명을 제외하고는 꿈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했다.
꿈이라는 것은 갑자기 머릿속으로 생각한다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며, 가만히 앉아서 학교 수업만 받는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다. 꿈이 있다는 아이들마저도 들어보면, 직업을 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교사, 공무원’ 등 부모님이 정해준 직업을 자신의 꿈인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아이들의 부모를 만나보면, 하나같이 지금 돈을 잘 벌고, 안정된 직업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특정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사가 되겠다.’라는 식으로 꿈을 제한한다면 곤란하다. 꿈은 직업과는 다르다. 단순히 무엇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우리 엄마와 같이 심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고치는 일을 하겠어!’라든지, ‘나는 훼손된 자연과 생물을 보호하는 일을 하겠어!’와 같이 계기가 있어야 한다. 또 구체적이면서 동사형이 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직업세계를 들여다보지 않고 안정된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목표를 삼는 것은 위험하다. 왜 내가 그 목표를 설정했는지 이유가 꼭 있어야 진짜 꿈이다.
꿈은 자기 자신 안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간혹 게임이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남들도 잘하는 게임을 나도 잘한다고 하는 것은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남과 달리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동아리활동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해준다. 간혹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장기간 동아리 활동을 하다보면 그것이 단지 취미활동으로 해야 할 것인지, 직업으로까지 생각해 봐야할 것인지 보이게 된다.
‘국어’가 좋다면, 국어선생님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시작해 보자. ‘과학’이 좋다면 과학 동아리 활동을 시작해 보자. 선생님을 포함한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 아이가 그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겪어보면 아는 법이다. 즐겁고 잘 맞으면 유혹을 포기하고 노력하는 법인데 그런 모습을 보면 대개 그 아이의 재능이 보이게 된다. 즉 꿈은 특정 분야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발견된다. 예를 들어, 봉사동아리를 오랫동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웃에게 관심이 생기고 사회 복지 분야의 적성이 찾아지는 법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시간을 투자해보면 못하던 것도 잘하게 되는 법이다.
일단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동아리 활동을 시작해 보자. 열심히 노력하면 할수록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는 기회가 온다. 그리고 꿈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순간 다른 동아리 활동을 하면 된다. 꿈을 빨리 찾을 필요는 없다. 계속 탐색하면서 경험을 늘려가다 보면, 직업을 선택할 때 실수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는 법이다.
학교도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주어야 한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일이 우선이다. 모든 학생이 같은 경험을 하게 되면 분명 한계가 있다. 가급적 경험을 개별화하고, 학생마다 흥미와 특기에 맞는 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은 꼭 혁신적이고 새로운 것일 필요가 없다. 이미 학교에서 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을 다시 들여다보고, 개혁하는 일이 그것이다.
지금 당신의 학교는 동아리 활동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가? 너무 띄엄띄엄 간격을 두어, 지속성 없이 매번 일회적으로 끝나버리지는 않는가? 예산, 교사의 열정 등의 벽에 부딪혀 포기하지는 않는가?
지금의 학교는 자꾸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프로그램 만들어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것이 아니라, 지금 안되고 있는 동아리 활동에 눈을 돌려야 한다. 동아리 활동이야 말로 학생 중심이며, 그들의 창의성과 인성을 함께 키워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진짜 안되고 있는 동아리 활동을 잘 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 이제 다시 기본에 충실할 때이다.
2013년에 작성된 글임을 참고하세요.
2021.05.19 - 3-1. 1명이 주인공이면 99명이 들러리일 뿐이다
2021.05.19 - 2-5. 신두리 사구는 우리 동아리가 지킨다
2021.05.18 - 2-4 중학생들을 데리고, 배낭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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