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왜 동아리활동인가?
3-3. 교사가 같은 방법으로는 학원강사를 이길 수 없다
‘교사는 적당히 하지만, 학원 강사는 목숨을 건다.’
교사는 목숨을 걸고 노력하지 않아도 월급이 나오기 때문에 적당히 노력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학원 강사는 보수와 직결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교사는 수업 외에도 갖은 업무에 시달린다. 교육청으로부터 오는 공문에 답하기에도 바쁠 뿐만 아니라, 담임교사로서 학급과 학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또한 각종 행사와 방과 후 프로그램도 신경 써야 한다. 당연히 에너지가 분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학원 강사는 수업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을 잘할 수밖에 없다. 학원 강사가 유리한 게 현실이다.
‘미래학교 포럼’의 연구보고서를 보면, IT의 발달로 미래에는 학교가 사라질 운명에 처할 거라고 한다. 스마트 매체와 스마트 교육의 발달로 전국에서 가장 수업을 잘하는 사람 1명의 수업만 살아남을 것이며, 굳이 학교를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얼마든지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학교가 하는 역할이 어찌 수업 지도만 있다는 말인가? 물론 스마트해진 미래가 학습 환경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배워야할 것들 중에 만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랑, 우정, 교감, 의사소통, 리더십, 도덕성 등은 관계를 통해서만 형성되는 것들이다. 당연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학교는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 대한 가치와 인식은 많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학교가 학습 중심으로만 강조한다면, 머지않아 학교는 해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안교육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 않은가.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평가하는 곳으로 전락한다면 위험한 일이다. 학교는 커뮤니케이션이 살아있는 곳으로 변모해야 한다. 학생들 간의 소통이 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배울 수 있는 무엇인가가 많아져야 한다.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은 서열이 없는 조직에서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학교에는 동아리라고 하는 조직이 있다. 서로 지위가 같은 학생들끼리 모여, 공동의 작업을 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동아리활동이다. 나는 이런 강점들 때문에 동아리 활동이 점점 부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을 서열화하고 줄을 세우는 것에 염증을 느낀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를 이탈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당연히 동아리활동이 뜰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잘할 수 있지만, 학원 강사는 못하는 것이 바로 동아리활동이다. 대부분의 체험 프로그램과 지원 사업에 학원은 참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또한 동아리 활동은 시험과 같은 정량적인 평가가 없기 때문에, 동아리 평가를 잘 받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현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동아리활동의 주제와 폭이 매우 넓기 때문에 학원이 모두 커버하기에는 불가능하다. 물론 다양한 수요에 따라 다양한 학원이 만들어지겠지만 결국은 기존의 평가 중심의 사고에서는 벗어날 것이다.
동아리 활동은 상호작용과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경쟁이 아닌 협력과 공생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학생들로 하여금 인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가치가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모든 지식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굳이 지식을 달달 외울 필요가 없어졌다. 반면에 지식을 의미 있게 재조직하여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지식을 주입하도록 무모하게 강요할 필요가 없다. 인간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창조해 나가도록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만들어지고, 창조경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도대체 창조경제는 무엇일까? 기존에 강조하던 지식기반사회와도 분명 다른 말일 것이다. 창조라는 말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볼 때,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발굴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하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경제적인 부가가치로 연결되는 혁신의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학교는 바람직한 방향과 가치를 설정해야 한다. 스마트한 사회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빠른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그것이 학교를 존폐 위기까지 몰아넣을 정도로 말이다. 결국 학교는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미래 학교를 살리는 길에 동아리 활동이 중심에 설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꼭 되새겨봐야 한다.
2013년에 작성된 글임을 참고하세요.
2021.05.19 - 2-5. 신두리 사구는 우리 동아리가 지킨다
2021.05.19 - 3-1. 1명이 주인공이면 99명이 들러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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