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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한 이야기/학교동아리활동 이야기

3-8. 폭력 없는 학교를 꿈꾸며

by 오랑쥐 2021. 6. 2.

Part.3 왜 동아리활동인가?

  3-8. 폭력 없는 학교를 꿈꾸며

 

'KBS 위기의 학교' 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공부와 성적만을 강요하는 학교 문화를 벗어나고자 자퇴하는 학생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다. 이 순간 하루에도 수십명이 자퇴를 하고 있다고 하니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가. 내가 근무하는 00지역만 해도 일년에 500여명의 학생이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있다.

 

공부와 성적만을 강요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선택권을 존중 받지 못한다. 단순히 선택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부와 성적에서 소외된 아이들은 학교 폭력과 비행에 빠지기 쉽다. 공부하라는 말은 억압과 강요가 되고, 그 안에서 욕구를 해결할 수 없는 아이들은 자기 결정권을 찾아 학교를 떠나는 법이다.

 

최근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이유도 성적 중심의 학교 문화에 원인이 있다. 공부를 잘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은 학교로부터 인정받지만, 그 속에서 소외된 아이들은 열등감에 시달리게 된다. 남보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밤에도 학원을 다니고,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한다. 성적이 오르면 자신의 가치도 올라가고, 떨어지면 가치가 하락하는 것 같은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성적 중심, 경쟁 중심 문화는 자연스럽게 시기, 질투를 유발한다. 잘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고, 학교 폭력은 그 차이와 불만에서 비롯된다.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과 인정받지 못함은 결국 폭력으로 되돌아온다.경쟁 중심의 문화 속에서 길들여진 아이는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그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느 누구나 한 가정의 소중한 자녀다. 어찌 공부를 못 한다는 이유로 차별할 수 있는가. 이 세상에 금숟가락 물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우리가 태어난 환경이 사람의 인격을 만들어 가는 법이다. 경쟁 중심의 문화 속에서 협력이 힘든 것처럼, 학교 사회도 경쟁 중심으로 학생들을 대하면 협력은 멀어진다.

 

00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매우 중시한다고 한다, 모든 부분에 스스로의 결정을 중시하고, 성적과 같은 잣대로 아이들을 판단하지 않고 스스로의 목표 설정과 도달을 중시하면서부터 아이들의 학교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그 결과 매년 10:1의 높은 입학 경쟁률을 보인다.  학생부장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학교 폭력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 된 지 오래라고 한다.

 

00중학교의 경우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하면서부터 학교 폭력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성적으로 모두가 1등을 할 수 없는 점을 일단 인정하고, 다른 부분에서 1등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여러 분야의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공부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풀고, 에너지와 끼를 발산함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학교 폭력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동아리 활동은 아이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도록 돕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하면서 스스로 도달할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성적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이 유발된다.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정을 바치게 된다. 공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공부로부터 도피할 수단이 되기도 한다.

 

내 안의 꿈과 목표를 설정하면, 관계를 필요로 하게 된다. 사실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동아리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속에서 자신의 목표도 조금씩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집단 속에서 관계의 중요함을 알게 되고, 배려, 존중, 예의, 칭찬, 도덕성, 리더십, 도전정신 등 인성이 갖추어지게 되는 법이다.

 

동아리 활동은 지도 교사와 인간적인 유대를 가지도록 해 준다, 수업 시간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가르쳐 주는 존재가 아닌, 안내하고 토론하고 도와주는 존재라는 관계의 재정립이 이루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지지해 주고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눈높이의 선생님으로 거듭난다. 실제로 다른 선생님 말은 안 들어도 동아리 담당 선생님 말은 잘 듣는 아이들이 있다. 그 선생님만큼은 그 학생을 설득할 수 있게 된다.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협력 문화 속에서 선생님은 존경의 대상으로 바로 서게 된다.

 

학교 폭력의 해답은 동아리 활동이다. 성적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 협력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열쇠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설득할 수 있다. 흔들리는 아이들, 학교 폭력을 일심는 아이들 등 이 모든 아이들은 동아리 중심 사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된다.

 

 

2013년에 작성된 글임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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