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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과학실/과학기술 진로 이야기

4-5. 첫 노벨상을 꿈꾸며

by 오랑쥐 2021. 5. 9.

Part.4 이공계 인재의 의무와 비전

  4-5. 첫 노벨상을 꿈꾸며

 

1861년 3월, 물리학자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은 '철학 매거진'이라는 학술지에 전자기학을 집대성한 4개의 방정식을 발표했습니다. 이것들은 현재 '맥스웰 방정식'이라고 불리는데, 전기와 자기 현상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습니다. 맥스웰은 수학 실력이 매우 뛰어났으며, 뉴턴, 아인슈타인과 함께 3대 천재 물리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 맥스웰 방정식

맥스웰 방정식

 

그런데, 맥스웰 방정식이 발표되고, 수많은 과학자들이 자살하기에 이릅니다. 당시에는 전기와 자기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있었는데요. 가우스, 길버트, 로렌츠, 베버, 볼타, 앙페르, 옴, 외르스테드, 쿨롱, 패러데이, 볼츠만 등이 맥스웰처럼 전자기학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맥스웰이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정리하고 나자, 전자기학을 연구하던 과학자들 중에는 더이상 연구할 것이 없다고 한탄하며 자살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과학이 19세기 말보다 더 큰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살한 과학자들의 비관적인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과학은 20세기를 맞이하면서 더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됩니다. 노벨상의 역사 속에 그 증거가 있습니다. 1901년부터 시작된 노벨상은 매년 새로운 과학 연구와 과학자를 발굴하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1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알프로드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1867년 영국에서 특허를 인정 받았습니다. 노벨은 건축, 채광, 파괴, 전쟁 등의 목적으로 다이너마이트를 판매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노벨은 죽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노벨상 제정에 써달라는 유언을 남기게 됩니다. 그 결과 매년 인류 문명 발달에 학문적으로 기여한 사람에게 노벨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노벨 물리학상, 노벨 화학상, 노벨 생리의학상, 노벨 문학상, 노벨 평화상이 있으며, 1969년부터 노벨 경제학상이 새롭게 제정되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는 분야마다 다른 기관에서 결정하고 있는데요.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은 스웨덴 왕립 고등 과학원에서, 노벨 생리의학상은 카롤린 의학연구소에서 선정하고 있습니다.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

 

노벨상은 독창성을 중시합니다. 인류에 큰 기여를 한 연구나 발명이 있을 경우 그 아이디어를 맨 처음 만든 사람에게 상을 줍니다. 즉, 원리를 먼저 만든 창의적인 사람에서 상을 수여합니다. 남의 것을 토대로 연구를 한 사람에게는 수여되지 않습니다. 또 노벨상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집니다.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고 하더라도 죽은 사람이라면 절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과학자인 이휘소 박사도 노벨상 후보가 될 수 있는 독창적인 연구를 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죽는 바람에 후보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휘소 박사 연구를 이어 받은 외국인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은 사실을 볼 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라이너스 폴링, 존 바딘, 프레더릭 싱어가 노벨상을 2번이나 수상하였으며, 여자로는 유일하게 퀴리 부인으로 유명한 '마리 퀴리'가 방사성 물질을 연구하여 2번의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 마리 퀴리
  • 1903년 물리학상 - 방사선의 연구
  • 1911년 화학상 - 라듐과 폴로늄의 발견
    • 라이너스 폴링
  • 1954년 화학상 - 화학 결합의 성질에 관한 연구
  • 1962년 평화상 - 핵실험 반대 운동
    • 존 바딘
  • 1956년 물리학상 - 반도체 연구와 트랜지스터의 발명
  • 1972년 물리학상 - 초전도 현상의 연구
    • 프레더릭 생어
  • 1958년 화학상 - 인슐린의 구조에 대한 연구
  • 1980년 화학상 - 핵산의 염기 서열에 대한 연구

 

우리나라는 2000년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이 유일합니다. 노벨상 역사상 아직까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과학기술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2011년 1월에 일본 도쿄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박물관 내에 위치한 명예의 전당 벽면에는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들의 부조가 걸려 있었습니다. 참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운 경험이었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 과학자 전당에 세종대왕, 홍대용, 정약용 등이 있는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일본은 1949년 중간자의 존재를 밝힌 '유카와 히데키'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총 21명이 과학 분야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제게는 교사로서 훌륭한 과학자를 양성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기회가 되었지요.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과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첫 수상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암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힌 버클리대의 김성호 박사부터, 콜롬비아대 이원용 박사(입자물리 실험), 샤클레 연구소의 노만규 박사(플루토늄 연구), 하버드대 김필립 박사(그래핀 연구), 서울대 김빛내리 박사(microRNA 연구) 등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노벨상 수상에 상당히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우리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하여 세계 과학계를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저는 한 명의 교사로서 노벨상 수상자를 키워낼 수 있다면 참 훌륭한 삶을 사는 일이겠죠?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가 된다면, 저도 조금은 기여하는 일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