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46년간 38번이나 바뀐, 혼란스런 대학 입시제도
부모로써 자주 바뀌는 대학 입시제도 속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
최근 한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46년간 무려 38번이나 대학 입시제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대략 1.2년에 한 번씩 변화가 있었는데, 멀미가 나는 이유는 왜 일까.
창밖을 내다보며 멀미를 하는 것은 가까이 바라보기 때문이다. 먼 산을 바라보면 멀미가 덜 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 대입 제도를 보면 멀미를 참을 수 없다. 우리 교육이 너무 가까운 곳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는 말을 하면서, 왜 이렇게 입시 제도는 혼란스러울까. 한 대통령 임기 기간에 입시 제도를 한 번만 바꾸면 좋은데,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임기 말에 또 단행하고야 만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또 입시 제도는 바뀔 게 뻔한 데도 말이다. 바뀌는 게 당연하고, 바뀌지 않는다고 기대하는 것조차 이상하게 여겨지는 게 바로 입시판이다.
멀리 내다보고 싶지만, 수없이 바뀌기 때문에 마냥 손 놓아 버릴 수 없는 게 학부모들의 모습이다. 지금 내 자녀가 초등학생이어서 괜찮다고는 하지만, 과연 자녀가 대학을 갈 때도 과연 이런 혼란이 없을까. 나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때 가서 혼란스럽지 않고 멀미하지 않기 위해서는 멀리 바라보고 준비해야 한다.
입시 제도는 하나의 잣대일 뿐이다. 학생들에게 순위를 매겨서 대학 입학 여부를 판가름하는 그런 기준 말이다. 학생부가 몇 퍼센트, 수능이 몇 퍼센트, 논술, 적성 고사,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등 너무 많은 잣대들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이 그냥 기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자녀의 능력을 모두 반영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부모는 보다 멀리 내다보고 자녀의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성적으로 평가되지 않는 진짜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능력은 평가 항목에 없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능력일 수록 더 잘 관리해야 한다. 꿈, 비전, 가치관, 도전 정신, 리더십, 도덕성, 공감 능력, 칭찬, 질서 등은 점수화되지는 않지만 꼭 관리해야 할 능력이다. 멀리 내다본다면 이런 능력을 키워주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필자인 나는 삼수를 해서 대학을 갔다. 대학입시에 성공하면 곧 인생도 성공인 줄 알았다. 그래서 세 번이나 도전을 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보니, 대학부터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훨씬 중요함을 깨달았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거라는 생각은 지극히 잘못된 판단이었다. 왜 대학 문턱에서 내가 시간과 비용을 낭비했는지 아쉬웠다. 대학은 또 다른 출발점이었다.
인생은 그 자체가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속성을 가진다. 살면서 어떤 상황에 부딪힐 줄 모르고, 끊임없이 도전 받기 때문에 예상이 힘들다. 지금 대학에 잘 들어갔다고 해서 내가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을까. 좋은 직업이 영원히 좋은 직업일까.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이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기에 바쁘다. 구글의 번역 서비스가 생기면서, 번역을 하는 사람들은 할 일이 줄어들었다. 인터넷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문서가 그냥 번역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 휴대폰 키패드를 생산하던 기업은 이제 터치패드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과거 잘 나가는 직업이 미래에도 똑같이 잘 나갈 거라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 이제는 멀리보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녀 교육은 더욱 그렇다. 바로 앞만 바라보고 있다가 많은 것을 놓치는 게 지금의 자녀 교육이다.
이제 꿈을 찾는 것이 해답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해야 내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자꾸 꿈꾸고 도전하는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대학 입시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평가 기준이 없는 항목에 더 투자해야 한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해하기 보다 인생에 걸쳐 멀리 가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얼마 전 동생이 후회 섞인 말을 한 적이 있다. 대학 입학 당시 전자공학과와 생명공학과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당시 전자공학과가 생명공학과보다 커트라인이 높았고, 동생은 성적에 맞추어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런데 사회에 진출해서 지금은 생명공학 분야가 더 호황을 누리고 있는게 아닌가. 시대가 변할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을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지금 이 순간도 수없이 많은 직업이 생기고 없어지고 있다. 기존에 잘 나가던 게 못 나가고, 못 나가던 게 잘 나가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게 지금의 현실이다. 입시 제도 만큼이나 직업 세계도 빠르게 변하는 탓에 멀미가 날 정도다.
지금은 대학을 가는지 못 가는지를 놓고 고민하지 않는다. 이미 대학 정원이 수험생 정원을 넘어버린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학 입학 여부를 고민할 게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자신의 꿈과 목표에 맞는 대학을 찾아야 한다. 자주 바뀌는 입시 제도도 어떻게 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꿈과 목표를 분명하게 세워야 한다. 그래야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청소년들이여, 그리고 학부모들이여, 제발 본인의 꿈에 집중하자. 성적에 맞추어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진로와 직업은 반드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서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변하고 혼란스러워도 행복을 잃지 않고, 노력하게 되는 법이다.
2013년에 작성된 글임을 참고하세요.
'교육에 대한 이야기 > 이것저것 교육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꺼리] 사근진 해수욕장에서 배울 점 (0) | 2021.07.05 |
---|---|
[과학중점학급] 과연 내신성적 유리할까? 불리할까? (0) | 2021.06.17 |
[창의적사고기법] 페르미추정이란? (0) | 2021.05.12 |
[교육에세이]동아리 활동의 중요성 (0) | 2021.05.11 |
[에세이]교육의 변화와 입시의 방향을 읽어라 (0) | 2021.05.11 |